향수

누구보다 빠르게 사고 누구보다 늦게 뜯는 겔랑 아쿠아 알레고리아 미니어처 후기

누워있는중 2022. 11. 13. 00:46

무려 6월에 사고 11월에 뜯는 '겔랑 아쿠아 알레고리아 미니어처 세트' 후기입니다^ㅡ^

살 때는 너무 갖고 싶어서 사다가도 막상 배송 받으면 그냥 쌓아놓기만 하네요ㅠㅠ
시향해보니 여름에 정말 잘 어울리는 향들이라 아쉬워요 흑흑

겔랑의 아쿠아 알레고리아 컬렉션.
그 중 이번 미니어처 세트에는 베르가못 칼라브리아, 네롤리아 베티베르, 페라 그라니타, 만다린 바질릭, 로사 로싸
총 5종이 7.5ml씩 들어 있어요.

미니어처다보니 스프레이 타입은 아니고요.
(미니어처가 스프레이로 나오는 경우는 정말 드물어요..)
플라콘(찍발) 타입이에요.

저는 다이소 향수 공병에 옮겨서 쓰기로 했습니다ㅎㅎ
원래 미니어처에 들어있는 향수는 최대한 쓰지 않고 두는 편인데 이번 향들은 범용성이 좋을 것 같아서 옮겨 봤어요!

그럼 시향기 시작합니다~


<베르가못 칼라브리아>
향수의 중심에 자리한 베르가못에 카더멈, 핑크 페퍼콘, 진저의 스파이시함과 페티그레인 레몬의 따뜻함을 더하고,
마지막으로 화이트 머스크로 부드럽게 감싸며 마무리합니다.


레몬즙처럼 상큼한 향이에요.
개인적으로 베르가못+진저 조합을 좋아하는데요.
베르가못만 있을 땐 너무 셔서 괴로운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진저가 들어가면서 스파이시함으로 마무리돼서 신 느낌이 중화된달까요.
또 너무 단일한 향만 지속되는 것보다 훨씬 중독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ㅎㅎ
잔향은 바닐라처럼 달달한 향이 나는 반전이 있네요!
아, 이번 미니어처 세트는 아쿠아 알레고리아에서도 오드뚜알렛으로만 구성돼 있어요.
지속력은 감안하셔야 합니다..ㅎㅎ


<네롤리아 베티베르>
칼라브리아 네롤리의 화사한 플로럴 노트와 강렬한 베티버,
산뜻한 바질이 감미로운 무화과 어코드와 조화를 이룹니다.


오렌지 나무에서 나는 향료들 중 제가 유일하게 불호로 느끼는 네롤리...!
저는 네롤리가 들어가면 좀 느끼한 향이 나더라고요.
하지만 네롤리와 베티버 조합이라면 얘기가 달라지더군요..!
제가 느꼈던 네롤리의 불호 포인트를 베티버가 정확히 딱 잡아줍니다.
베티버의 흙냄새+풀냄새가 네롤리의 예쁜 향만 남기고 느끼함은 싹 다 덮어줍니다.
전체적으로 껍질 벗기기 전의 설익은 무화과 향 같네요.


<페라 그라니타>
과즙을 듬뿍 머금은 페어 노트에 자몽과 레몬의 상큼함이 가미된 그라니타의 향긋함이 더해집니다.
오스만투스 어코드의 프루티 애프리콧 노트가 우디, 머스키 향 위에서 부드럽고 달콤한 향기를 발산합니다.


열대과일로 만든 주스가 연상되는 향!
예전에 베트남 여행 갔을 때 스타벅스에서 마신 패션후르츠 주스가 떠올랐어요.
전반적으로 프루티하고 달달한 향인데, 저는 약간 화장품 냄새가 나더라고요.
특히 초반의 프루티함이 날아가고 나면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불호 포인트로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ㅎㅎ


<만다린 바질릭>
상큼한 과즙을 머금은 만다린에 향긋한 바질이 어우러지고, 우디 노트를 배경으로 그린티가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저는 남성분께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달달상큼한 시트러스는 부담스러운 남성분께 강추!
시트러스한 남자 스킨향 같았거든요ㅋㅋ
중성적인 느낌을 원하는 여성분께도 추천이요ㅎㅎ
만다린 노트가 그렇게 달지 않고 우디, 그린티가 들어가 약간 씁쓸 시원한 향이 더해진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로사 로싸>
부드럽고 머스키한 샌달우드 속에서 수줍게 피어나는 장미 향기에
블랙 커런트와 리치의 프루티 노트가 더해지며 화사하고 싱그러운 매력을 더합니다.


3월 대학 캠퍼스가 떠오르는 예쁜 향이네요ㅎㅎ
어린 장미꽃의 느낌이에요.
장미향은 달콤한 리치향과 섞여 아주 살짝만 느껴지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샌달우드가 느껴져서 처음처럼 상큼하고 예쁜 향은 아닌..
약간 흑화한 것 같은 향?ㅋㅋ
어린 장미 한 송이가 점점 말라가는 과정처럼 느껴졌어요.


전반적으로 여름에 어울릴 것 같은 향이었습니다.
그래서 6월에 출시됐나봐요ㅎ...
너무 늦게 오픈한 게 아쉬웠습니다.
내년 여름을 기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